Reformation Theology/ㅡInstitutes

버림을 받은 사람들에게도 "믿음"이 있는가 - 존 칼빈(John Calvin)

Bavinck Byeon 2018. 6. 13. 14:27

버림을 받은 사람들에게도 

"믿음"이 있는가


존 칼빈(John Calvin)



바울은 믿음을 [하나님의] 선택의 결과라고 했는데(살전 1: 4-5) 버림받은 사람들에게도 믿음이 있다고 하는 것은 믿기 어려운 것을 나도 안다. 그러나 이 어려움은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구원 받기로 예정된 사람들만이 참으로 믿음의 광명[빛]을 받으며 복음의 힘을 느끼지만 버림받은 사람들도 때로는 선택된 사람들과 거의 같은 감동을 가지며, 그들 자신의 생각으로는 선택된 사람들과 전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 수 있다(행 13: 48, 참조). 그러므로 사도가 그들도 하늘의 은사를 맛본다고 한 것이나(히 6:4-6), 그리스도께서 그들도 잠시 동안 믿는다고 하신 것은(눅 8:13) 조금도 불합리하지 않다. 이것은 그들이 영적인 은혜의 힘과 믿음의 확실한 빛을 굳게 잡는다는 뜻이 아니라 주께서 그들의 죄를 더욱 명백하게 하며 변명할 여지를 주시지 않기 위해서 그들의 마음에 잠입하여 양자로 삼는 영은 받지 못하더라도 주의 선하심을 맛보게 하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자들이 양자가 된다는 확신을 가질 근거가 없지 않느냐고 혹 어떤 사람이 항의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과 일시적인 믿음을 받은 사람들은 서로 유사점이 많지만, 선택받은 사람들에게서만 바울이 칭송한 확신 즉 높은 소리로 아바 아버지라고(갈 4:6; 롬 8:15, 참조) 부르는 확신이 풍성하게 자란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선택된 사람들만을 썩지 않을 씨로 거듭나게 하시며(벧전 1: 23), 그 마음에 심으신 생명의 씨가 결코 죽지 않게 하시며, 이렇게 사심으로써 양자로 삼으시는 선물을 그 마음에 굳게 인치시고 항상 또 확실히 존속하게 하신다.


그렇다고해서 성령께서 버림받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보다 낮은 정도의 작용을 하시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신자들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고도 겸손하게 자기 반성을 하며, 육의 확신이 잠입해서 믿음의 확신을 밀어내지 못하도록 하라고 가르치신다. 이뿐 아니라 버림받은 사람들은 은혜에 대한 인식이 언제나 혼돈된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그것의 견고한 실체보다 그림자를 잡을 뿐이다. 엄격한 의미에서 성령께서는 선택된 사람들에 한하여 그들의 마음속에 죄의 용서를 확인시켜 주시며 이 사람들이 특별한 믿음으로 그 용서를 선용할 수 있게 하신다. 그러나 버림받은 사람들이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를 믿는다고 하는 것은 옳은 말이다. 이는 그들도 비록 혼란하며 불분명하면서도 화해의 선물을 받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자녀들과 꼭같은 믿음이나 중생을 받는다는 뜻이 아니라 위선의 가면을 쓰고 같은 믿음의 시초를 가진 것같이 보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은혜를 인식할 만한 광명[빛]을 그들의 마음에 주신다[조명해주신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인식과 선택된 람들에게만 주시는 증거를 서로 구별하시므로 그들에게서는 그 인식이 완전한 결실에 이르지 못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지만 그들을 참으로 죽음에서 구출해 그의 보호 하에 두시지는 않고, 다만 임시로 자비를 보이실 뿐이다.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믿음의 산 [살아 있는] 뿌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기셔서 그들이 끝까지 견딜 수 있게 해주신다(마 24:13). 그러므로 저 항의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만일 하나님께서 참으로 은혜를 보이신다면, 이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에게 그의 은혜에 대한 일시적인 인식을 ㅡ 후에 사라지고 마는 인식으로 ㅡ 조명하시는 것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크다사역 -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에게 그의 은혜에 대해서 일시적으로 각성했다가 후에 다시 소멸하도록 그런 식으로 조명하시는 것을 어느 누구도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 기독교강요, 생명의말씀사, 3.2.12